지원을 시작하며
Nexters 25기
당시 나는 Nexters 25기에 지원했지만, 면접조차 보지 못하고 서류에서 탈락했다.
지원 문항들은 나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답변할 소재는 많았지만, 내 머릿속은 난잡하게 얽힌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나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평소에 스스로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원 과정에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했다. 준비 부족으로 인해 지원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고, 결국 서류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경험은 나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생각을 체계적으로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으며,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재도전
처음엔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내가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미뤄왔던 나 자신에 대한 정리를 시작하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정리한 소재들을 활용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아카데미에 지원한 것이다. 운이 좋게도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어, 하반기에는 오픈소스 기여 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Nexters에서의 실패 덕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픈소스 활동이 마무리될 즈음, Nexters 26기 모집 소식이 들려왔다. 망설임 없이 재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전의 실패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더욱 확신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었다.
서류 지원
지원 문항 작성
이번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모든 문항을 꽉 채우려 노력했다. 글자수 제한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부분도 있었다. 특히, "함께 하고 싶은 동료"로 보이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넥스터즈 지원자 서류 검토 후기라는 글을 읽으며, "장기적인 목표"와 "열정". 그리고 "가독성"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를 중심으로 작성하려 애썼다.
하지만 내가 가진 "열정"을 글로 보여주는 건 쉽지 않았다.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 때 문해일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최근 그의 영상(출처: 링크)을 보며, 진정한 열정이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더라도 그것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은 정말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일이라서 더 피눈물 나요. 하지만 몰입의 시간을 경험해 봐야 이해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그렇게 탄생한 그 사람의 견해는 본질에 다가선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있어요.”
(유튜버 문해일)
이 문장은 나의 상황과 맞닿아 있었다. 나 역시 "개발"이라는 분야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며, 어렵지만 몰입의 과정을 즐기고 있다. 문해일 님의 말처럼 이 과정은 힘들지만, 이내 나만의 견해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지원서에도 이 문장을 인용하며 내가 가진 열정을 드러내고자 했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향한 진심 어린 고민과 몰입이 Nexters에서 함께할 동료들에게도 공감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정리
넥스터즈를 준비하면서 이력서를 정리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피드백도 받아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하지만 이력서와 서류 지원 질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다 보니 포트폴리오 준비 시간이 촉박했다. 제출일 당일에는 반차를 내고 작업했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준비를 한 번에 몰아서 하다 보니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넥스터즈에 지원한 덕분에 그동안 미뤄왔던 정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앞으로는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연말 회고를 작성하며 내가 해온 업무를 하나씩 나열하고, 경력 기술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계획이다.
결과
다행히도 이번엔 서류에 통과했고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25기를 지원했던 경험 덕분에 질문 리스트를 미리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고민을 해 온 시간이 있었기에 지원서를 더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던 점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
면접
면접 전부터 긴장이 심했다. 이전에 YAPP에서 백엔드 면접을 보며 실수했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긴장이 갑자기 확 올라왔다.
결과적으로 많이 아쉬운 면접이었다. 인성 면접에서는 질문의 요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기술 면접에서는 긴장한 나머지 버벅거렸다. 예를 들어, 풀 테이블 스캔을 풀 텍스트 스캔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마음만 급했다는 점이었다. 면접 중에 더 차분하게 면접관님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질문의 의도를 충분히 고민한 뒤 답했다면 더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대답을 하면서 면접관님의 반응을 살펴 대화를 이어갔다면 더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을 것 같다.
함께 면접을 본 분들은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계셨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논리적이고 명확해서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큰 배움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면접은 아쉬움이 컸지만,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명확히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인성 면접
- 만약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에 실패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을 것 같은지?
- 기술 공유와 같은 세미나 형식의 설득 방식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음. 다른 방식으로 설득해본다면 어떻게 설득해볼 수 있을지?
- "안 됩니다"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 개발자가 되었다고 작성해주셨는데, 만약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 리스트업을 해서 제안한 적이 있다면 최근의 예시를 들어줄 수 있는지 => 개인적으로 이 부분의 답변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을 간단하게 설명하려다보니 전혀 전달력 없게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차라리 최근에 만들었던 성장곡선을 주제로 얘기를 했다면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기술 면접
- 파일 업로드를 병렬 처리로 개선하셨다고 하셨다.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 Future와 같은 것을 사용할 수도 있었는데, 왜 ThreadPool과 @Async 방식을 사용했는지
- 마이그레이션 하기 전의 기술은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는지
- Slow Query 감지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그 쿼리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는지
- 테스트 코드를 2000건 이상 작성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 테스트를 작성하다보면 비즈니스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도 있음. 테스트를 작성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설명해주세요.
후기
최근 그 어떤 것을 지원할 때보다 이번에는 더 열심히 준비했다. 서류부터 면접까지 전력을 다했다.
이 과정은 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내가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면접을 본 경험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당연히 준비했어야 할 질문조차 떠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모든 것을 일주일 만에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평소에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꾸준히 정리해 두었다면 큰 어려움 없이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내가 분명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막상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쉽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나는 과연 지금 내가 배운 것들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확신을 가지고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웠다.
"내가 정말 이해했을까?", "이해한 내용을 구체적인 예시로 들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며,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되짚고 정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결과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합격했다!!
한 번의 실패 뒤에 달성한 합격이라 더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