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 지원
9기에 이어 10기에도 지원했다.
이것저것 벌여 놓은 일들(스터디 2개 운영,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활동 등)이 많아 글또를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하고 싶었다. 저번 기수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진 못했으나, 나의 글쓰기 방식이 바뀌고 작문 능력이 향상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또 반상회 행사, 커피챗도 좋은 경험이었기에 글또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번 글또는 회사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글또 활동 하면서 좋았던 점들을 회사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다닌 덕분인지 두 분의 동료가 글또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제 반상회 외롭게 혼자 가지 않아도..
마지막 글또
글또는 10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이라는 것은 아쉬움이 동반되는 말이다.
글또 OT에서 성윤님이 "끝이 없으면 지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모든 일에는 데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든다. 끝난다는 것이 아쉽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 남긴 후회가 있다면 다음에 찾아온 기회를 소홀히 하지 않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비록 두 기수밖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글또라는 커뮤니티가 끝나는 것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또가 끝나고 나면 내가 몸담을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게 될 것이고, 내가 글또에서 배운 긍정적인 영향력을 새로운 커뮤니티에 전파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지막이 아쉽지 않게 내가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다.
예전의 목표?
처음 글또를 시작할 때 잡았던 목표가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질문으로 스스로 던져봤다.
미제출 없이 글 작성하기.
작년 3월에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일이 바쁘다는 걸 핑계로 블로그 글 작성을 중단했었다. 회사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정리가 부족한 탓에 실제로 나에게 남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따라서 글쓰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스스로 결핍을 느꼈기 때문에 목표에 대한 집착도 강했다. 덕분에 3달 동안 야근에 치여 살던 내가 미제출 없이 글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루 방문자 1000명
블로그의 성장세를 봤을 땐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까워 보였었다. 처음 글또 활동을 시작할 때는 매일 500명 정도의 방문자가 들어왔었고, 700명까지도 올라왔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방문자가 꺾이기 시작했다.
내가 읽기에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글또 활동할 때 작성했던 글의 퀄리티가 다른 글에 비해 높다고 판단하는데, 오히려 방문자는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글 제목을 잘못 지어서 방문자가 적어진 걸까?' '내 글이 다른 사람들이 읽기에 쉽지가 않은가?' 내가 "방문자 수"라는 명목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도 들기 시작했다.
"방문자 수"라는 수치는 블로그가 잘 운영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 '글의 제목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는가'
- '글의 내용이 좋은가'
- '내 글을 정기적으로 소비자하는 구독자가 있는가'
- '검색엔진 최적화가 되어 있는가'
- '키워드를 잘 설정했는가'
- '소셜 미디어 유입이 있는가'
위와 같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결정되는 수치기 때문에 "방문자 수가 많지 않다"라는 사실이 "내가 좋지 않은 글을 쓰고 있다"라는 논리로 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방문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수치였기 때문에 블로그 운영하면서 몇 안되는 도파민이 터지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치에 집착했던 것 같다. 글또 9기가 좋았던 이유는 내가 공부하고 깨달은 내용을 정리하면서 내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문자 수"보다는 나에게 더 유의미한 목표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링크드인에 글 3번 공유하기
'해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목표.
부족한 내 글을 공개적인 공간에 올린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기에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목표였다.
새로운 목표
이번 기수의 목표. 부담을 많이 덜어봤다.
즐기고 싶다.
저번 기수 활동을 할 땐, 처음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모를 압박감이 있었다.
'글을 더 잘 써야만 해.'
'하루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해. 언제 1000명 달성하지?'
'링크드인에 글 공유해야 하는데 부담스럽다.'
'커피챗을 좀 더 해봐야 하는데..'
물론 부담이 없는 도전이 어디 있겠냐마는 나는 오히려 부담감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어려웠던 적이 많았다. 이번 기수에는 내 마음이 가는대로 편하게 즐겁게 해보고 싶다.
한 달에 한 명씩 알아가자.
"비현실적인 목표보단 작은 목표더라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목표로 잡아보세요."
글또 OT에서 들었던 말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이었다.
짧은 기간에 비해 목표가 너무 크면 달성하기도 어렵다. 나에게 무의미한 목표가 되어 버릴 수 있다. 욕심내지 않고 한 달에 한 명이라도 차근차근히 알아가자.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없다면 댓글이라도 달아보자.
일주일 앞서가기
이번 글또에서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내가 작년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글쓰기에 치여 살면 다른 곳에 에너지를 사용할 새가 없다는 것이다.
소소하게(?) 일주일 빨리 글을 제출해 다른 활동들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고 싶다. 1주차부터 실패..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내 기준 좋은 글이란 문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다. 직접 문제와 부딪혀 보며 고민한 여러 대안과 트레이드오프.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을 채택해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는 글이라면 더 좋다.
다른 개발자들이 내 글을 읽고서 트레이드오프를 고민하고 자기 상황에 맞는 기술을 채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읽기 쉬운 글을 작성하고 싶다. 이는 내 글의 독자층을 넓히는 것으로 이어진다.
나는 더 많은 독자들이 좋은 글을 읽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한다.
저번 기수에는 좋은 글에 대한 정의를 탐구하고, 또 그런 글을 적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번 기수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술술 읽히는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독자가 아예 모르는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더라도 추가자료 없이 내 글만 보고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글을 작성하고 싶다.
문제해결 과정을 잘 정리하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잘 간직하고 싶다.
회사 업무를 하면서 내가 깨달은 내용들이 잘 정리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집한 자료들을 잘 아카이빙하고 내가 새롭게 알게된 내용들을 곧바로 정리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시간이 생길 때마다 블로그에 조금씩 작성해나가다 보면 글의 소재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다.